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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지혜

그저 웃기만 할 뿐인 룸살롱 호스테스

by May born JCY 2007. 11. 5.



고객만족이나 고객 감동의 소리가 좀 줄어든 것 같다. 그래도 고객 위주의 경영은 지속돼야 한다. 선언에 그칠 일이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만족'은 참으로 모호한 말이다. 만족이나 불만족의 이유가 개인에 따라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허구헌날 적자인 버스회사를 지원하고자 버스 승객 만족도를 조사, 점수가 높은 회사에 금융지원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승객은 교통신호나 차선을 지키지 않고 개문발차(開門發車)하며 아무 곳에서나 정차하더라도 빨리 가는 버스 노선을 좋아한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버스 회사에 승객 만족도가 높다고 서울시가 지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은행 고객은 불친절하더라도 편법으로 쉽게 대출해 주는 은행을 좋아한다. 고객 만족이 아무리 높다하더라도 이런 은행은 처벌 받아야 마땅하다. 심야영업을 하는 술집을 술꾼들은 좋아했다. 이것도 불법이다.

만족에 앞서 관심을 보여야 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람은 고객에 대한 관심만으로도 충분하다. 어려운 고객만족이나 고객 감동을 외치기 보다는 고객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보다 진실한 장사꾼이 아닐까? '고객만족'보다 '고객을 향한 관심'이 먼저라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고객을 향한 관심'을 먼저 보여주는 가게 주인들은 사실 많다. 4천 5백원짜리 칼국수 한 그릇 먹으로 혼자 온 손님에게 신문을 갖다 주면서 "혼자 오셨네요"라고 말하는 칼국수집 아주머니, 담배 심부름을 하러 온 꼬마에게 집 전화번호를 물어 심부름시킨 아빠에게 전화해선 "어떤 담배를 아이에게 보낼까요?"라고 묻는 구멍가게 주인, 돼지 고기 삼겹살로 회식하는 카센타 종업원들 옆에 앉아서 "맛있어요? 뭐 좀 더 드릴까요?"라고 묻고 깻잎 조림을 한 접시 갖고 와서 "이것은 집에서 담근 거니까 먹어봐"라는 간이 음식점 주인 할머니... 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고객에 대한 관심은 아마 이런 가게 주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고객은 그 집을, 그 가게를 좋아한다. 쇠고기 3인분 시키면 된장찌개를 공짜로 주는 음식점보다. 그 깻잎 한접시 가져온 집을 더 좋아한다. 오후 3시 칼국수 먹으러 혼자 온 손님에게 귀찮다는 듯이 국수를 가져다 주고 혼자서 콩나물 다듬고 있는 주인 아줌마, 바에 앉은 손님 앞에 '너는 술 마시고 나는 유리컵 닦고, 내 할일을 해야지'하는 바텐더... 이런 사람들, 이런 기업이 없는 것 같지만 수두룩 하게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값비싼 룸살롱의 호스테스다. 손님은 손님, 저는 저다. 손님이 우스갯소리를 하면 웃을 뿐, 스스로 손님을 즐겁게 할 생각은 하지 못한다. 그냥 돈만 주고 가면 되고, 어쩌다 봉을 만나면 베껴먹을 생각만 한다. 그래서 술집 마담 20년에 남는게 아무것도 없다.

신제품을 내놓고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한국 사람들은 아직도 멀었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모르다니. 고급이 무엇인 줄을 몰라"하고 투덜대는 마케터가 우리 주변에는 얼마든지 있다. TV홈쇼핑에서 늘씬한 모델을 내세워 비로드 원피스 소개하면서 "이제 8벌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 원피스를 사시는 마지막 분에게 수입 스타킹을 선물로 드립니다"라고 외치는 판매원. 이 판매원이 진정 고객에게 관심이 있는 것일까?

많은 기업이 고객만족을 중시한다. 그러나 만족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다. 아무리 친절해도, 좋은 물건을 값싸게 팔아도, 애프터서비스를 강화해도 만족하지 않는 고객이 많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이 고객만족 '실적'에만 신경을 썼지, 고객에게 진정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칫 허황스러운 선전 문구에 그칠수도 있는 고객 만족보다는 마음으로 부터 우러나오는 고객 관심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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