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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지혜

`올해의 책` 열 권을 뽑다.

by May born JCY 2008. 12. 23.

2008년 12월 23일 (화) 14:34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김동수 기자]우리 집 '올해의 뉴스'를 선정하고 나서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기억에 남기고 싶은 책 10권을 뽑았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좋은 책 기준은 어쩌면 답이 없다. 읽고 나서 마음에 남고, 배움이 되었다면 좋은 책이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올해의 책도 좋지만 자기가 선택한 올해의 책도 의미가 있으리라. '올해의 책'이지만 모두가 2008년 발행된 책은 아니다.
ⓒ 궁리


1.<디케의 눈> 금태섭 지음 ㅣ 궁리 펴냄



<디케의 눈>은 두꺼운 법전이 아니라 그동안 일어났던 여러 사건들을 통하여 법이 어떻게 해석되어 왔고, 적용되었는지, 그리고 결국 법이 지향해야 할 방향과 목적이 무엇인지 생동감있게 표현하여 일반 독자들이 쉽게 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피의자가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거리낌 없이 행사하기 위해서는 수사관의 양심이나 인격을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만일 수사관이 강압적이지 않고 공정하게 조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면 애초에 변호인은 필요도 없을 것이다."(148쪽)
한 마디로 인간 기본권을 보호하고 편견과 선입관을 배제하며 끊임없는 노력하는 일이 법이 가져야 할 본분임을 강조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예로 든 사건 들 대부분이 미국 판례라는 점이다.

ⓒ 인물과사상사


2. <막스 베버, 이사람을 보라> 김덕영 지음 ㅣ 인물과 사상사 펴냄



토론과 논쟁이 사라진 대학 사회를 향한 김덕영의 일갈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조폭과 마피아를 방불케 하는 패거리 문화, 근친상간과 동종교배가 횡행하는 대학, 학력위주와 학위조작, 기초학문의 위기, 기업의 논리에 지배당하는 대학, 시민강좌 수준으로 전락한 대학 교양 교육, 영어 공용화를 외치는 지식인들이 …' 판치는 이런 대학이라면 '대학' 간판은 내려야 한다.
김덕영은 <막스 베버, 이 사람을 보라>에서 대학 사회를 향하여 간절히 원한다. 대학은 정신적 자유와 정신적 투쟁의 장이다. 대학이란 다양한 자유로운 정신들이 모여 서로 투쟁하는 곳이다. 사회주의자도 둥지를 틀 수 있어야 하며 무정부주의자도 둥지를 틀 수 있어야 한다. 베버가 본 것처럼.
과연 대한민국 대학은 이를 용납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에서부터 일등부터 꼴찌를 줄세우는 일제고사가 있는 한 불가능에 가깝다.
ⓒ 을유문화사


3.<피아졸라, 위대한 탱고> 마리아 수사나 아치 · 사이먼 콜리어 지음 ㅣ 한은경 옮김 ㅣ 을유문화사



피아졸라는 자신의 음악에 열정과 활력, 부드러움과 유머, 드라마, 고통, 즐거움, 강렬함, 감정을 몰아넣었다. 그는 육체적인 동시에 정신적이며 인생 그 자체처럼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았다. 그에게서 음악은 절대였다.
"나에게 음악은 아내 이상이다. 아내와는 이혼할 수 있지만 음악과는 이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음악과 결혼하면 음악은 영원히 당신의 사랑이 되며, 결국 음악과 함께 무덤까지 가는 것이다."(277쪽)
음악과 결혼한 피아졸라, 음악 연주 자체였던 피아졸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에너지를 확장시키고, 살아 있다는 기쁨을 경험하며, 도전하는 정신을 배울 수 있게 했다. 피아졸라는 댄스홀에 머물러 있던 탱고를 콘서트 홀로 가져왔다. 그렇다. 피아졸라는 탱고 역사를 바꾼 '위대한 탱고'였다.
ⓒ 현대문학


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이 책을 읽고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에게 편지를 썼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이 아니라는 이 야만을 딸뿐만 아니라 이 땅 여성들이 한 번은 읽어야, 아니 남성이 읽어야 할 책임을 알았다. 딸에게 이렇게 썼다.
"아빠가 네게 말하고 싶은 것은 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것만큼 귀하고 고귀한 것은 없다. 사람이 사람으로 존중받는 일만큼 귀한 것은 없다. 누리에는 탈레반 뿐만 아니라 정치철학과 사상, 이념, 종교라는 이름으로 남성, 여성, 어린이, 어르신 뿐만 아니라 자기와 다른 사상과 철학을 가진 자들을 억압하는 세력이 너무도 많다. 어떤 것도 '인간' 그 자체를 억압할 수 없다. 억압하는 것에는 저항해야 한다."
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런 사회와 문명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너 자신을 발견하면서 너 자신을 존중하면서, 다른 이도 너와 똑같은 존귀한 자임을 항상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한다. 네가 살아가는 세상은 결코 너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성별과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천하게 대해서는 안 된다. 네가 존귀한 것만큼 모든 사람도 똑 같이 존귀함을 잊지 말아라."
ⓒ 뿌리와 이파리


5. 제프 일리 지음 ㅣ 유강은 옮김 ㅣ 뿌리와 이파리



지난 봄 촛불과 맞물려 1000페이지 가까운 두꺼운 책이지만 많이 읽혔던 책이다.
는 좌파에 대한 심층서는 아니지만 화석화 위기에 빠져버린 우리 사회의 사상에 새로운 도전을 안겨주는 책임은 분명하다.
좌파를 박물관에만 존재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그 순간 우리 사회는 삭막함을 넘어 호흡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는 결국 죽은 사회가 아닌가? 신자유주의와 지배하는 우리 시대 한 번 읽고 가야 할 책이다.
ⓒ 아고라


6.<거짓된 진실> 데릭 젠슨 지음 ㅣ 이현정 지음 ㅣ 아고라


자본과 생산, 이익을 위하여 사람이 사람이 아닌 도구로 취급받으면서 죽어갔다. 인종 우월주의와 지배문화가 남긴 이 참혹한 증오범죄를 이제 우리는 끝내야 한다. 여성을 도구화하고, 피부색이 다른 인종을 차별화하는 잔인한 범죄, 경제와 생산을 위한 인간의 물질화를 추구하는 시대이다. 이를 데렉 젠슨은 '지배문화'라 한다. 이 지배문화를 끝내는 것이야말로 진정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연다.
"지배문화를 멈추게 못하면, 그것은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을 다 죽일 것이다. 전부 죽일 수 없다면 죽일 수 있는 것은 다 죽일 것이다."(본문315쪽)

생산보다 생명을 위에 두고, 생명을 생산의 도구로 생각하는 자들을 물리적으로 멈추게 하고, 생산을 위한 정복을 그만두는 것이며, 지구를 파괴에서 해방시키고, 마지막을 문명 제거라고 데릭 존슨은 말한다.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증오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증오는 수억 년간의 자연선택의 결과가 아니다. 우리들 각자를 키운, 우리의 틀을 만든 조건의 결과물이다. 우리에게 주입된 의문시된 적 없는 가정들의 결과다. 증오를 멈추게 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그 틀을 만드는 조건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전에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러니, 맞다. 그게 바로 내 해법이다. 우리는 문명을 제거해야 한다."(본문 527쪽)
ⓒ 다산책방


7.<청년의사 장기려> 손홍규 지음 ㅣ 다산책방 ㅣ 11,000원


돈에 예수를 팔고, 권력에 예수를 팔아 버린 숱한 잘난 예수장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기독인이라면 누구나 존경하는 장기려이지만 장기려가 간 길은 애써 외면한다.
장기려는 권력과 자본에 관심이 없었다. 오직 '환자'에게 있었다. 생명을 있는 그대로 보았다. 화석화된 교리보다는 생명을 택했다.
"왜 아픈 사람을 일컬어 환자라고 하는지 아나? 환(患)은 꿰맬 관(串) 자와 마음 심(心) 자로 이루어져 있다네. 상처받은 마음을 꿰매야 한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네. 다시 말해 환자란 다친 마음을 어루만져줄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야. 눈에 보이는 상처는 치유하기 쉽지만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네. 자네가 진정한 의사가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환자의 마음을 고치는 의사가 되어야 하네."
ⓒ 청어람미디어


8.<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ㅣ 박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2001년 펴낸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와 <고양이 빌딩>으로 잘 알려진 다치바다 다카시는 책에 파묻혀 사는 사람이다. 다치바나는 왜 그토록 책을 읽는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한 그리고 인간이 지적인 욕망을 상실하지 않는 한, 인간은 '더 책을 읽고 싶다', '새로운 책과 더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존재입니다. 더 읽고 싶은 책이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바로 그 사실 자체가 지적인 인간에게 있어서는 살이 있음의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그 욕망이 사라진다면 그 사람은 이미 지적으로 죽었다고 해도 좋습니다."(52쪽)
한 마디로 정의하면 책을 읽지 않고서는 책 쓰기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단편과 표피만으로 글쓰기를 말 장난처럼 해대는 요즘 글쓰는 이들을 향한 일격이다. 다치바나의 책 읽기는 대충이 아니었다. 그를 세상에 알린 <다나카 가쿠게이 연구>는 탐사보도를 통하여 거대한 악과 일전을 겨루어 이긴 것은 지독한 책 읽기이라는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생각의 나무


9.<공부도둑> 장회익 지음 ㅣ 생각의 나무


'0교시 수업' '영어몰입교육' '학교자율화'에서 출발하여 '일제고사'로 막을 내리는 대한민국 2008년 '학교' 모습이다. 진짜 공부를 시키려는 선생님들을 내치는 정신나간 교육청들이 학교 교육을 살리겠다고 난리치는 대한민국 교육현실을 향한 일갈이 담겨 있다. 장회익 말을 들어보자.
"학문 그 자체는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다. 요즘은 가히 경쟁만능 시대라 할 만큼 모든 것을 경쟁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그러나 이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학문의 세계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학문은 기여이고, 협동이지 결코 경쟁이 아니다."(274쪽)
공부를 입신출세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이다. 장회익 교수는 개인의 입신양명만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학문도 거부한다. 그가 공부하는 최종목적은 지구 위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모든 인민을 위함이다. 모든 인민을 위한 학문이기에 '공부도둑'이라는 말이 왠지 낯설지 않고, 심지어 읽는 과정에서는 경외감마저 든다.
ⓒ 후마니타스


10.<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ㅣ 후마니타스


'지식인이란?' 사르트르는 '지식인'을 "지식인은 우리 시대의 모든 갈등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 지식인은 억압당하는 자의 편에 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 권력이 어떤 권력이든 권력이 인민을 억압한다면 저항하는 숙명을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민주화 20년 동안 우리 사회 지식인은 "이제 사회는 외세에 억눌린 민족을 구원하고, 민족의 나아갈 길을 이끄는 안내자, 민중 이익의 수호자, 위대한 저항 정신의 상징으로서 지식인을 원하지 않는다"가 되었다.
도도한 역사 물결에 저항적인 지식은 휩쓸려 가버린 것이다. 그리고 권력과 불의에 저항하는 지식인이 아니기에 오히려 권력을 위하고, 권력 체제를 지키는 수호자일 뿐이다. 권력 수호 전위대로 초라하게 전락해버린 지식인 사회라고 통렬히 비판한다
'재벌에 좋은 것이 한국에 좋은 것이다'는 이데올로기에 의한 지배로 들어섰기에 지식인은 이제 재벌에 좋은 것이 한국에 좋은 것이라는 이 이데올로기적 지배장치의 생산 기술자로 전락했다는 지적은 충격이다. 자본에 정신을 팔아버린 지식인들은 이미 지식인이 아니다.
출처 : http://media.paran.com/sdiscuss/newsview.php?dirnews=3269857&year=2008&theme=9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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