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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 story/옛그림보기

매력이 있는 조선시대 그림들

by May born JCY 2009. 7. 18.

중국 그림들, 혹은 일본 그림들을 보다가

한국 그림을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귀엽다는 것이다.

친숙함 때문일까? 물론 친숙함도 어느 정도 작용을 할 것이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친숙한 이유는 또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어린아이들이 가진 선들,

혹은 우리가 사랑하는 동물들이 가진 선들이나 질감을

한국 그림이 가져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국 그림들 중 귀엽다는 느낌을

나에게 주는 그림들을 모아 보았다.

출처: 學古山房 블로그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nathema81&logNo=110053285655&widgetTypeCall=true&topReferer=http%3A%2F%2Fwww.naver.com%2F


이암. 모견도. 16세기, 지본담채, 73 x 42.2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두성령 이암(1499~?)은 세종의 넷째 아들인 임영대군의 증손이다. 다시 말해 종실 출신의 화가이다.그의 그림은 일본에서 매우 인기가 높았던 듯 일본으로 전해져 매우 사랑을 받았다. 임진왜란 이전의 경우 화가의 진작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에서 이암의 그림이 10점 정도 남아있는 것은 일본에 전래되어 사랑을 받아 지금까지 전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소장된 이암의 그림들은 한점도남김없이 일본에서 역수입된 작품들이다. 이암의 그림에는 주로 정중 이암이라고 낙관되어 있다.

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모견도는 어미개의 애틋한 감정과 강아지의 동심이 담긴 특별한 그림이다. 자애롭기 그지 없는 어미개의 표정은 마치 조선 전기의 어머니의 모습을 보이는 듯 하고 말똥말똥한 눈을 뜬 강아지나 눈을 감은 강아지는 총명한 아이, 그리고 순박한 아이를 보는 듯 하다. 이암이 이 그림에 담으려고 했던 뜻을 대충 알 것 같다. 이서정 가득한 그림에 당시 조선의 가정들에 존재했던 그러한 정서들을 담으려고 한 것이 아닐까. 아무튼 이 그림은 일품그림으로 당연히 보물 이상으로 지정되어 보호되어야 할 테지만, 이상하게 지정이 안되고 있다. 이는 이 그림뿐만 아니라 한국회화 전반의 문제이다.


이암. 화조쌍구도. 16세기, 지본채색. 호암미술관 소장.

이 그림 역시 일본에서 보존되다가 다시 한국땅으로 전래된 그림으로 삼성회장이었던 호암 이병철이 사들였다.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데, 아느 한면 빠짐없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그림이다. 귀여운 강아지들의 표정이나 동세나 스케치풍의 서정적인 나뭇잎새의 표현들, 단정한 새와, 깜찍한 나비와 벌, 동심을 가득가득 담아 그렸다. 이런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이암이란 대체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을까 매우 궁금해진다. 다정다감하고 장난끼가 많았을까, 아니면 미물하나 못죽이는 눈물많은 사내였을까. 어쨌든 그 그림 솜씨만은 대단하다.



김홍도. 모구양자도. 18세기, 견본담채, 90.7 x 39.6cm, 간송미술관 소장.

이러한 이암의 그림을 이은 이가 있으니 단원 김홍도(1745~1806?)이다.

김홍도야 워낙 다재다능했으니 다양한 방면의 그림을 그렸지만, 이 그림은 그 중에서도 눈이 간다. 조선 전기 이암의 그림과 똑같은 소재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 분위기 역시 비슷하기 때문이다. 어미개가 아기 강아지들 노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데, 이암의 그림만큼 어미의 눈이 자애롭진 않지만 눈을 부릅뜨고 지키는 것을 보니 그 애정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듯 하다. 강아지들은 장난을 치고 놀고 있으니 그 장난끼는 더 해졌다고나 할까. 단원이라고 낙관된 것으로 보아 대략 40대의 그림으로 보인다.




사임당 신씨. 수박과 쥐. 16세기, 초충도10폭병 중 2폭, 지본채색, 34 x 28.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임당 신씨(1504~1551)는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한국 전통사회 현모양처의 대표적인 여인으로 꼽힌다. 최근 오만원권 지폐에도 들어가게 되었는데, 사임당 신씨의 경우 확실한 진작으로 전래되는 작품이 없다. 다만 이 10폭병풍의 경우 사임당의 작품으로 전래되는데 비교적 진작으로 인정받는 편이다. 그림 솜씨는 이동주 선생이 말했던 것처럼 분명 여인내의 솜씨이다. 넝쿨진 수박밭에서 쥐 두마리가 수박을 파먹고 있고 그 위로 나비 두 마리가 날고 있는데 색이 참 예쁘다.



정선. 서과투서도. 18세기, 견본채색, 30.5 x 20.8cm, 간송미술관 소장.

재밌는 점은 사임당 신씨의 이런 그림이 조선후기의 걸출한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에게 전승되었다는 점이다. 율굑 이이는 노론의 시조격이 되는 만큼 노론계열이었던 겸재 정선의 그림에 사임당 신씨의 그림이 전승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러면서도, 수백년 전의 여인의 그림을 성리학적 분위기가 강했던 그 시대에 그림으로 이름 높던 남자가 그렸다는 것이 이채롭기도 하다.

이 그림 역시 수박을 두마리의 쥐가 파먹고 있는데, 그 색채가 역시 다정하기 그지 없다.



필자미상. 우도. 17세기, 견본수묵, 22.6 x 12.1cm, 선문대학교 박물관 소장.

16세기~17세기에 조선에는 소 그림이 크게 유행한다. 당대의 대화가들인 김시, 김식, 이징 등이 소 그림을 즐겨그렸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소그림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전란 등의 이유로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소품이나 그 분위기가 정감어리기 그지없다. 그림 솜씨가 괜찮거니와 소의 무뚝뚝한 표정이 상당히 재밌다.



정선. 고슴도치. 18세기, 견본담채, 23.5 x 11.5cm, 선문대학교 박물관 소장.

겸재 정선의 또 다른 작품으로 선문대학교 박물관 소장품이다. 수묵과 담채로만 색채를 넣지않고 그린 그림으로 위의 연작과 대비된다. 고슴도치가 오이밭을 해집고 다니는 그림인데 무슨 뜻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고슴도치가 오이를 먹나? 그것도 모르겠다. 아마도 복을 구하는 어떠한 뜻을 담았겠지만, 그 부분은 좀더 연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김두량. 흑구도. 18세기, 지본수묵, 23.1 x 26.5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김두량(1696 ~ 1763)은 영조가 남리라는 호를 직접 써서 내려줄 정도로 아꼈던 화원이다. 그의 어떤 개 그림에는 영조의 어제가 써 있다. 이는 흔한일이 아님으로 영조가 김두량을 얼마나 아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두량은 산수, 영모, 초상 등 다양한 화목에 특별한 기량을 보였던 듯하다. 그의 작품은 몇점만이 남아 전하는데 하나같이 좋은 솜씨를 보여준다. 이 조그만 화폭의 개 그림 역시 상당한 수준을 보여주는데, 어느 정도 서양화법의 적용을 느낄 수 있다. 개가 긁어 간지러움을 해소하고 있는데 표정이 재밌다. 상당히 해학이 느껴지는 그림이랄까.



심사정. 딱따구리. 18세기, 견본담채, 25 x 18cm, 개인 소장.

현재 심사정(1707~1789)은 사대부 화가로 과거길이 막힌 상황에서 평생을 그림으로만 보낸 사람이다. 많은 작품들이 남아있으면서도 그 수준이 고르게 높다. 이 작품 역시 소품이지만 상당히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과거 고 이동주 선생이 소장했던 작품이기도 한데, 나무에 머리와 가슴이 붉은 딱따구리 한마리가 붙어있고, 나무(아마도 매화나무)에서는 꽃이 흐드러지게 폈는데 한송이가 떨어지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담묵과 화사한 색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고 있다.



심사정. 선동도해. 18세기, 지본담채, 22.5 x 27.3cm, 간송미술관 소장.

심사정의 말년 그림에는 선적인 향취가 느껴지는 그림이 다소 있다. 필법에서조차 그러한데, 이러한 성격은 나중에 김홍도에게로 이어진다. 나는 조선후기 심사정 김홍도 등 일대 화가에서 이런 선화적 취향이 보이는 것은 특기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주목되고 연구될 필요가 있다. 아무튼 이 그림은 달마가 갈대가지를 꺽어 타고 강을 건넌다는 일화에서 비롯된 소재로 달마는 어린 아이로 탈바꿈되어있다. 어린 아이는 기포가 이는 물 위에서 갈대를 타고 물결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편하게 잠들어있다. 너무도 편한 자세로. 이런 그림을 진정 귀엽다고 하기에는, 그 뜻이 너무도 깊다.



심사정. 서설홍청. 지본담채, 23.5 x 21.3cm, 간송미술관 소장.

이러한 소재가 어디서 나왔는지 아직 알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재밌는 것은 비슷한 화법을 보이는 심사정과 최북(1712~1788)의 그림의 소재로 각각 등장한다는 것이다. 보다시미 홍당무 위에 쥐가 타고 앉아 갉아 먹고 있는데, 심사정의 그림이 보다 유려하다면 최북의 그림은 보다 담백하다.



최북. 서설홍청. 18세기, 지본채색, 20 x 19cm, 간송미술관 소장



변상벽. 묘작도. 18세기, 견본채색, 54.6 x 34.9cm, 일본 동경국립박물관.

화재 변상벽(1730?~1775?)은 영조 때의 화원으로 초상을 잘그려 당시의 100여인의 인물을 그렸다고 한다. 물론 영조 어진 또한 그렸다. 초상과 화목이 비슷한 영모 역시 잘하였는데, 특히 고양이 그림을 잘그려 변고양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 그림 역시 고양이를 그린 그림으로 좌변 하반에 고양이를 위치시키고 우변 상반에 나무와 참새를 위치시켰다. 고양이는 눈을 똑바로 뜨고 참새를 보고 있는데,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기복적인 의미가 있는 것일까? 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가 호기심어린 눈으로 참새들을 쳐다보고 있고 참새는 고양이를 향해 지저귀고 있다.



김득신. 노안도. 18세기~19세기 초, 지본담채, 27.8 x 21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긍재 김득신(1754~1822)은 김홍도의 후배 화원으로 그림의 소재나 화법이 김홍도와 매우 닮아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단원과는 다른 서정을 보여주는 그림도 그렸는데 그것은 그가 그림으로 일가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가을에 강가를 따라 내려 앉는 기러기를 그린 작품으로 필법은 간소하나 서정을 가득 담고 있다.



남계우. 화접도. 견본채색, 27 X 27cm, 호암미술관 소장.

남계우(1811~1888)는 남나비라고 불릴 정도로 나비그림을 많이 그렸고 잘 그렸던 사람이다. 그래서 그가 그린 그림으로 남아있는 작품은 대부분 나비그림이고 또한 좋은 그림들도 나비 그림들이다. 이 그림은 소폭의 나비그림이지만 그 분위기가 다정하고 화사하기 그지없다.



백은배. 쌍압도. 산수인물영모화첩 중, 지본담채, 23.8 x 14.9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백은배(1820~1900년 이후)는 조선 말기의 화원으로 그 그림이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다양한 화목에 능했던 듯 하다. 이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그림으로 귀여운 어린 오리 두마리가 그려져 있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도식적인 그림이겠으나, 그 빛깔이나 작은 날개가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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